본문 바로가기
부동산정보

(매물 감소, 거래 절벽, 호가 상승) 양도세 중과 재개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

by 부동아 2026. 5. 21.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자마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매물이 열흘도 안 돼 일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초구 10.2%, 강동구 9.4%, 용인 수지 8.8%. 제가 이 수치를 처음 확인했을 때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책 하나가 시장 심리를 이렇게 순식간에 얼려버릴 수 있다는 게, 직접 지표를 보면서도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매물 감소: 열흘 만에 벌어진 일

양도소득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기본 세율에 추가로 세금을 더 얹어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1주택자와 달리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기본 세율 외에 최대 수십 퍼센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매도 시점에 집주인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22년 말부터 한시적으로 이 중과 조치를 유예해 왔는데, 그 기간 동안은 다주택자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5월 9일 유예가 종료되면서 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 제가 직접 수치를 추적해 보니, 서울 서초구 매물은 열흘 사이 10.2% 줄었고, 강동구도 9.4% 감소했습니다. 경기권에서도 용인 수지 8.8%, 성남 분당 8.5%로 인기 지역일수록 감소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속도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숫자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매도 포기, 즉 집주인이 팔기를 아예 접고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자녀에게 증여를 선택하는 쪽으로 돌아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증여란 세금 부담이 큰 매매 대신 가족에게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인데, 양도세 회피 수단으로 과거에도 반복해서 활용된 전례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패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거래 절벽: 왜 매수자도 매도자도 움직이지 않는가

거래 절벽이란 매수와 매도 양측이 모두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실제 계약 건수가 급감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매물이 줄면 매도자는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희망 가격)는 올라가는데 거래는 실종되는 상황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겉으로는 가격을 유지하거나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팔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거래량 위축과 함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수개월째 기준선 아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실수요 기반의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신호입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란 시장에서 매수 희망자와 매도 희망자의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아래면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정부의 시장 예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양도세 중과를 재개해도 매물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은,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이 높아지면 퇴로를 찾는다는 시장 심리를 무시한 판단이었습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중과 조치가 시행될 때마다 매물이 줄고 증여가 늘었던 사례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데이터에서도 확인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여서,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 아니라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받는 타격은 생각보다 큽니다. 살 집을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매물이 줄고 호가만 올라가면, 결국 시장에 남는 선택지는 더 비싸게 사거나 기다리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호가 상승: 공급 부족이 만들어내는 가격 착시

호가 상승이란 실제 거래 가격이 오른 게 아니라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만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거래가 없으니 시세가 형성되지 않고, 형성되지 않은 시세의 빈자리를 집주인의 기대감이 채우는 구조입니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보다 오히려 호가 상승과 시장 정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다주택자 매도 포기 및 증여 전환으로 시장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공급 감소
  • 매물 감소로 인한 매도자 우위 시장 고착화, 집주인이 가격 결정권을 다시 가져가는 상황
  • 거래 없이 호가만 높아지는 가격 착시 현상 지속
  • 실거주 수요자의 매수 기회 박탈 및 진입 장벽 상승

제 생각엔 이번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퇴로 없는 규제'라는 점입니다. 다주택자에게 세금 부담을 높이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적절한 출구 전략, 예컨대 일정 기간 내 매도 시 세율 완화 같은 장치 없이 중과를 복원하면 시장은 반드시 잠겨버립니다. 이 패턴은 이미 2018~2019년에도, 2022년 전후에도 반복됐습니다. 시장 심리를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 오히려 실거주 수요자를 더 어렵게 만드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고, 저는 이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단기적인 매물 잠김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집을 사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실거래 데이터와 매물 증감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의 실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호가가 오른다고 해서 반드시 실거래 가격도 따라 오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숫자 이면의 거래량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또는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매매나 투자 결정 시에는 반드시 공인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36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