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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보

징벌적세제, 공급 위축, 실수요자,매물 잠김 현상

by 부동아 2026. 5. 17.

솔직히 저는 한동안 양도소득세 중과가 공급을 늘릴 거라 막연하게 믿었습니다. 세금을 높이면 집주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을 거라는 논리가 그럴싸하게 들렸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반복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이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벌어진 일이 그 방증입니다.

양도소득세 중과, 왜 매물이 사라지는가

이번 정책 재개 직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일주일 만에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세금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팔려던 집주인들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 채 매물을 다시 거두어들인 것입니다.

저는 이와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접했습니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하게 호가를 낮춰 내놨는데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다시 매물을 회수한 집주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게 과연 정책이 의도한 결과인가 싶었습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 중과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기본 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제도로, 매도 시 차익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집을 팔수록 손에 쥐는 돈이 적어지다 보니, 오히려 집주인 입장에서는 "팔지 않는 게 낫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입니다. 공급을 늘리려는 정책이 오히려 공급을 막는 역설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급 위축이 부르는 시장 경직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 시장에는 매도자 우위의 협상 구도가 형성됩니다. 여기서 매도자 우위란 공급이 줄어들어 파는 사람이 가격과 조건을 주도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매수자는 선택지가 없으니 부르는 값에 응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집값 상승 압박이 가중됩니다.

제가 직접 관찰한 바로는 이 패턴이 반복될 때마다 피해가 집중되는 곳은 항상 같았습니다. 강남권이나 주요 단지의 집주인들은 버티면 그만이지만, 전세 계약이 끝나도 이사 갈 집을 구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외곽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면서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들의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포착되는 시기가 대개 이러한 공급 경색 국면과 맞물립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수치가 현장의 감각을 그대로 뒷받침하는 셈입니다.

공급 위축이 야기하는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강남권·핵심 단지: 매물 감소로 호가 상승, 거래 절벽 심화
  • 외곽·중저가 단지: 대체 수요 집중으로 신고가 거래 발생
  • 전세 시장: 매물 부족이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세입자 부담 증가
  • 실수요자: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시장 관망 장기화

실수요자가 겪는 현실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내 집 마련을 저울질하는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닙니다.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이자 부담이 크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LTV 한도가 줄어들면서 실질 구매력 자체가 낮아집니다. 여기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란 집값 대비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같은 집을 사려면 더 많은 자기 자금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이도 저도 못 하는 실수요자들을 여럿 봤습니다. 집을 사자니 금리와 규제가 걸리고, 전세로 버티자니 매물이 없어 보증금이 오르는 상황.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와 달리, 가장 피해를 크게 받는 쪽이 항상 집 한 채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공급이 경색된 시기마다 외곽 지역 가격 지수가 오히려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이것이 개인의 체감이 아니라 통계로 확인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정책 설계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강남권과 외곽 지역의 가격 동반 상승이 계층 간 자산 격차를 좁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착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이미 자산을 가진 사람은 보유만 해도 가치가 오르고, 진입 시점을 놓친 사람은 점점 더 높아진 벽 앞에 서게 됩니다.

징벌적 세제와 공급 정책, 병행이 가능한가

이번 매물 잠김 사태를 두고 "세금으로 투기를 잡는 게 옳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그 취지 자체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세금만으로 시장 행동을 바꾸려는 접근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징벌적 세제, 즉 특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세율을 대폭 높이는 방식은 매도자의 행동 변화를 충분히 설계에 반영하지 않으면 역효과를 냅니다. 집을 팔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면, 합리적인 매도자는 팔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이것은 경제학적으로 예측 가능한 반응인데도, 정책이 반복적으로 같은 실수를 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을 병행하지 않는 한, 이 같은 시장 경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신규 공급 확대,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출구 전략 마련, 그리고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의 탄력적 운용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정책을 동시에 시행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 우려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 가지 수단에만 의존하다가 시장이 경직되고 그 부담이 세입자와 실수요자에게 전가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분명히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개인 의견이며, 전문적인 투자·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매매나 세금 문제는 반드시 공인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될 때마다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결과가 누구에게 귀결되는지를 꼼꼼하게 지켜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6283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