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갖고 지방 발령 받아 전셋집 구하는 분들, 요즘 뉴스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실 겁니다. 저도 최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이건 단순한 선언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 다주택자 세제 강화, 비거주 1주택자 금융 규제까지. 정책의 방향성은 분명한데, 현실과의 간극이 꽤 크게 느껴졌습니다.

투기억제 정책,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핵심은 '투기 권장 사회를 끝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세제 부담을 높이고, 투기성 대출을 선별 차단하는 방향입니다.
제가 직접 추적해봤는데, 이 방향성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나온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가능 물건 수가 8만 건대에서 5만 건대로 줄어들었습니다. 양도소득세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을 팔 때 발생하는 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중과 제도는 다주택자에게 일반 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세 부담이 커지면 매도 타이밍을 미루는 보유 심리가 강해지고, 그 결과가 고스란히 매물 감소 통계로 나타난 겁니다.
금융위원회는 지금 비거주 1주택자 중 투기성 수요를 걸러내기 위한 구체적 기준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기존 규제 외에, 실거주 여부 자체를 대출 심사 기준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LTV란 주택 담보 가치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이고, DSR은 연 소득 대비 전체 금융 부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 두 지표에 거주 여부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으로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이번 정책 기조에서 영향받는 대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주택 이상 보유자: 양도소득세 중과 및 보유세 강화 대상
- 비거주 1주택자: 투기성 여부 심사 후 금융 대출 제한 가능
- 갭투자 수요: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 구조 자체가 압박 대상
- 실거주 무주택자: 공공임대 확대와 공급 계획의 수혜 대상
매물잠김, 규제가 만든 역설
규제가 강해질수록 시장에 매물이 늘어야 정상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역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지금 팔면 세금 폭탄"이라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결국 매도 대신 증여나 임대 전환을 택하거나, 아예 버티는 전략을 선택하게 됩니다. 매물잠김이란 이처럼 시장에 나와야 할 주택이 세제·심리적 요인으로 묶여 거래 가능한 물건이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제가 서울 아파트 매물 추이를 지켜본 경험상, 이 흐름은 정책 발표 직후보다 실제 시행 시점 전후에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경기 동탄, 구리 등 비규제지역에서 가격이 오르는 흐름도 같은 맥락입니다. 규제지역 지정이란 정부가 특정 지역의 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 청약, 세제 등 여러 규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규제지역에서 눌린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 이른바 풍선 효과가 발생하는 겁니다. 이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2017년 이후 부동산 규제 사이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패턴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정책의 일관성이 시장에 주는 무게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가 때로는 실수요자에게도 동일하게 눌린다는 점을, 직접 시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전세난, '정상화 과정'이라는 말의 온도 차이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전세난을 주택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진단했습니다. 해결책으로는 공공임대 확충을 제시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세난을 겪고 있는 세입자 입장에서 '정상화 과정'이라는 표현은 꽤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전세는 임차인이 목돈을 맡기고 월세 없이 거주하는 한국 특유의 임대 방식인데, 집주인이 전세를 거두고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예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 전세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 전환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030년까지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은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공급이 실제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년에서 5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지금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분들에게 3년 후 공급 계획은 사실상 먼 이야기입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이 시차적 간극이 단기 전세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전국 임대차 시장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전세 시장이 구조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인데, 공공임대 확충만으로 이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기준이 관건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제가 가장 예의주시한 부분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금융 규제 기준 마련입니다. 투기성 수요를 걸러낸다는 취지는 맞지만, '투기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직장 발령, 자녀 교육, 부모 부양 등 정당한 사유로 집은 있지만 다른 곳에 사는 경우는 현실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이들을 투기 수요와 같은 기준으로 묶어 대출을 제한한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특히 우려하는 이유는, 규제의 취지와 실제 적용 사이의 간극이 항상 현장에서 가장 크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지금 고심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비거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주민등록 이전 여부, 실제 공과금·통신비 납부 내역, 가족 거주 여부 등 복합적인 요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준이 촘촘해질수록 심사 과정은 복잡해지고, 기준이 느슨하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든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세법 개정안과 금융 규제 세부 기준이 동시에 나올 경우, 시장 충격이 짧은 기간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이 향후 발표될 세법 개정안의 핵심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다음 발표 시점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실거주 중심 시장 구축이라는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규제 압박과 함께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정교한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공급 계획과 현실 사이의 시차가 큰 상황에서, '기다리면 해결된다'는 메시지만으로는 주거 불안을 완화하기 어렵습니다. 다음 세법 개정안과 금융 규제 기준 발표를 앞두고, 구체적인 내용과 예외 조항을 꼼꼼히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세제나 대출 적용 여부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126469?sid=101